지적 허영심

<B01>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 너그럽지 않으면 오래할 수 없다.

오란 2022. 2. 6. 13:52

(표지 이미지의 저작권은 출판사에게 있습니다.)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작가 지아

 

'게으르고 부지런함은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에 더 가깝다.'  

    이 책은 게으름에 신물 나 끊임없이 자기 비하와 우울, 절망으로 빠져드는 많은 청년을 위해 쓰였다. 시중에 출판된 수많은 자기 계발서는 문제의 원인을 대상의 자세 또는 마음가짐에서 찾는다. 일을 미루고, 마감이 코 앞에 닥쳐올 때까지 빈둥거리기만 하는 수많은 '나'는 그런 글이 참 아프다. 그래도 언젠가 정신 차리고 천지개벽할 수준의 새로운 자신으로 바뀔 수 있다고 믿으니까. 저자는 그 점을 콕 집어 말한다.프로게으르머들은 결국 그러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주 마음속 깊은 곳부터 느끼고 있으면서, 오늘까지만, 이번 주까지만 미루자. 내일은, 다음 주는, 부지런하게 일어나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마칠 수 있을 거야, 하며 자위한다고. 그리고 저자는 이어 설명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해내지 못하는 나'에 대한 절망이 학습되어 현재 맡은 일은 물론이거니와 새로운 도전까지 망설이게 된다고. 

   하지만 이 책에서 분명히 말하는 점은, '게으름'에도 '탈출법'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게으름은 단순히 동기부여의 문제가 아니며 하루 24시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아주 작은 습관들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또, 하루를 4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각 부분에서 어떻게 습관을 고쳐나가면 좋을지 안내한다.

   특히 아침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간략한 'checklist'가 소개되어 있는데, 실생활에 적용하면 아주 좋을 예시다. 

  • 바닥, 침구 청소 
  • 책상 위 정리
  • 환기시키기
  • 스트레칭, 맨손체조
  • 차, 커피 마시기
  • 하루의 계획 확인

      위 체크리스트만 생활에 적용해도 하루를 아주 알차게 시작할 수 있으며, 거기서 오는 작은 만족이 동력이 되어 늦은 밤까지 촘촘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저자가 아주 다정하게 독자들을 위로해준다는 것이다. 당신이 게으르다 해서, 당신이 할 일을 제때 못 끝낸다고 해서 채찍질하지 않으며 비난하지 않는다. 다만 아주 작은 부분부터 바꾸어 나가면 그 시작이 곧 습관이 될 것이라 말한다. 마냥 허울 좋은 이야기도 아니라 느껴진다.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이니 전 프로 게으르머가 알려주는 꿀팁, 그런 느낌이다.  

     '낡은 습관을 자를 새로운 습관이 충분히 강해질 때까지 집중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그것은 훌륭한 코치가 갖추어야 할 덕목과 같다. 끈기와 너그러움, 그리고 유머감각. 너그럽지 않으면 오래 할 수 없다.'

- 곽세라 (읽는 법, 서는 법, 걷는 법)

 

   습관은 단번에 바뀌지 않는다. 십수 년을 게으름뱅이로 살아온 사람이 하루 만에 개과천선하는 법은 없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꾸준함은 절대 단호하지 않아야 한다. 프로게으르머들은 알고 있다. 칼같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태도가 얼마나 많은 것을 시도조차 않게 만드는지. 프로게으르머들은 늦잠을 실패라고 생각하는 순간 실패한 하루는 버리고 그날 하루 온종일 침대에서 보내게 될 테니. 게으름을 탈출하려면 너그러워야 한다. 한 번의 나태함으로 실패와 성공을 단정 짓지 않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좀 늦게 하루를 시작하면 어때, 망한 게 아니야.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는 거야. 그렇게 하루가 쌓이고 쌓여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하는 힘이 길러지는 것이다.

뭐 어때, 하루 종일 누워있지 않은 것만으로도 큰 시작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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