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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속의 뇌

통 속의 뇌 외부에서 주어지는 자극을 그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할 뿐, 작금의 나는 진정한 내 존재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다. 방에 앉아있는 내가 나인지, 어디선가 통 속에 절여져 있을 뇌가 나인지. 통 속의 뇌는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사실의 반증일 수도 있다. 믿음이 없어진 우리는 대다수 신의 존재를 쫓지만, 신을 믿을 염치조차 잃은 몇몇은 본인의 존재 자체를 의심한다. 나의 경우는, 자기 혐오에서 벗어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회피를 선택했고, 현실을 자각한게 언제쯤이었는지 가물하다. 이게 통 속의 뇌와 뭐가 다르단 말이냐. 누군가를 미워할 힘도, 억지로 책임을 물어 따질 힘도 없다. 어렴풋이 느껴지는 희미한 미래의 나는 결국 무언의 가치를 찾아 승리했을까. 마음 속 깊이 썩어..

지나간 시간 2022.10.18

L'APPEL DU VIDE, Call to the Void.

l'appel du vide. call to the void. 통용되는 번역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주로 공허의 부름, 공허의 매력 등으로 읽히는 것 같다. 처음 이 단어를 책에서 읽고, 더 자세히 알고 싶어 검색해 봤으나 한국말로 제대로 된 명칭을 찾지 못해서 인지, 잘 설명된 한국 문서를 찾기가 어려웠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몇몇 기사들을 읽어보니, 참 모호한 감정을 설명하는 단어더라. 높은 곳에 올랐을 때, 번잡한 도로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 또는 아주 고요한 도서관에서. 갑자기 충동적인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l'appel du vide)라 한다. 높은 곳에서 땅으로 몸을 내던지고 싶어지기도 하고, 빠르게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몸을 던지고 싶기도 하고, 적막한 도서관에서 갑자기 크게 ..

지적 허영심 2022.06.22

삶의 우선순위

우선순위 정하기. 무슨 일을 시작하든, 가장 중요한 첫 단계가 바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이는 아주 근본적인 문제에서 시작한다. 물질, 시간의 유한성. 내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며, 내가 소비할 수 있는 자원 역시 한정적이다. 그러니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고민하고, 그 중요도에 따라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이다. 시간배분, 자원배분을 잘 하는 것이 얼마나 일을 효율적으로 끝내냐를 좌우하며, 이는 결국 얼마나 '여가'를 가지게 되냐로 직결된다. 마치 톱니바퀴처럼, 빈틈없이 맞물려가는 것이다. 일과 여가. 일을 쏟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여가시간이 늘어나며, 그 여가시간은 또 다른 자기 발전과 계발의 받침이 된다. 아주 진부한 책 제목 마냥,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

지나간 시간 2022.05.11

브리츠 (BRITZ), 브리츠 헤드셋, BT4000 - ANC, 블루투스 헤드셋, 가성비 헤드셋

BRITZ , 브리츠 헤드셋 (BT4000 - ANC) *내 돈 내산* 중학생 시절인가, 헤드폰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공부의 신이라는 드라마에서 한 배우가 별이 그려진 헤드폰을 착용해 유행이 되었고, 당시 전자기기 브랜드 아이리버가 인기를 끌었던 시절. 나도 당시 화이트와 핑크 조합의 헤드폰이 있었다. 그때 이후로 헤드폰을 사용한 적이 없었는데, 작년부터 CPA를 준비하며 귀에 직접 닿는 이어폰의 불편함을 왕왕 느끼게 된 후로 종종 헤드폰을 검색해 보곤 했다. 최근에는 집에서 공부를 하기 시작하며 집 안팎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소음들에 신경이 예민해져, 더욱이 노이즈 캔슬링이 절실했다. 하루는 여동생이 남자친구에게 생일선물로 받았다며 36만 원(^^) 정도 하는 고가의 블루투스 헤드셋을 보여주었고..

가치있는 소비 2022.02.09

크리스틴프로젝트(CHRISTINE PROJECT), 투지퍼백 오리지널, 크리미 오이스터, 보부상 가방, 디자이너 가방

CHRISTINE PROJECT, two zipper original, creamy oyster (*내 돈 내산*) 한 해의 대명절 설날이 지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스물일곱의 다 큰 나는 염치없이 올해도 여러 친척 어른께 세뱃돈을 받았더랬다. 여윳돈이 생기니 쓰지 않고 배기랴. 나는 170의 장신이라 평소 작은 사이즈의 가방보다 큰 사이즈의 가방을 선호한다. 2월 말 부산으로 짧게 다녀올 예정이라 그때 쓸 가방이 필요했다. 그러나 완전 여행용은 아니고, 일상에도 적절히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는 가방. 여러 물품을 담으면서도 그 형태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고,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가방을 찾고 있었다. 무엇보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야 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 그러다 유투버 '재유'님의 최근 영상..

가치있는 소비 2022.02.08

<B01>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 너그럽지 않으면 오래할 수 없다.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작가 지아 '게으르고 부지런함은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에 더 가깝다.' 이 책은 게으름에 신물 나 끊임없이 자기 비하와 우울, 절망으로 빠져드는 많은 청년을 위해 쓰였다. 시중에 출판된 수많은 자기 계발서는 문제의 원인을 대상의 자세 또는 마음가짐에서 찾는다. 일을 미루고, 마감이 코 앞에 닥쳐올 때까지 빈둥거리기만 하는 수많은 '나'는 그런 글이 참 아프다. 그래도 언젠가 정신 차리고 천지개벽할 수준의 새로운 자신으로 바뀔 수 있다고 믿으니까. 저자는 그 점을 콕 집어 말한다.프로게으르머들은 결국 그러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주 마음속 깊은 곳부터 느끼고 있으면서, 오늘까지만, 이번 주까지만 미루자. 내일은, 다음 주는, 부지런하게 일어나 해야 할 일을 ..

지적 허영심 2022.02.06

성실이 결여된 인간으로 살아도 된다고 말해

무언가 꾸준히 해본 적이 없는 사람, 유일한 성실의 기억이 학창시절 개근했던 것 뿐이라면. 그의 자존감도, 자아효능감도 매우 낮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의 자존과 자아효능은 성취를 통해 학습되며, 성공적인 성취에는 마땅한 노력이 뒤따르고, 성실은 노력의 필수조건이니. 한 때는 노력하지 않는 삶을 꿈꿨다. 한 달에 20일은 술을 마시며 보내던 대학생의 나는 노력하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는 삶이 최고라 여겼으니까. 그 생각이 왜 바뀌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다만, 지금의 나는 미래에 이루고 싶은 것이 아주 많으며, 그 목록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버킷리스트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 꿈꾸듯이 소망하는 버킷리스트 보다는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게으른 인간으로 근 10년을 살아왔으니 이젠 성실한 인간으..

지나간 시간 2022.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