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시간 3

통 속의 뇌

통 속의 뇌 외부에서 주어지는 자극을 그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할 뿐, 작금의 나는 진정한 내 존재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다. 방에 앉아있는 내가 나인지, 어디선가 통 속에 절여져 있을 뇌가 나인지. 통 속의 뇌는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사실의 반증일 수도 있다. 믿음이 없어진 우리는 대다수 신의 존재를 쫓지만, 신을 믿을 염치조차 잃은 몇몇은 본인의 존재 자체를 의심한다. 나의 경우는, 자기 혐오에서 벗어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회피를 선택했고, 현실을 자각한게 언제쯤이었는지 가물하다. 이게 통 속의 뇌와 뭐가 다르단 말이냐. 누군가를 미워할 힘도, 억지로 책임을 물어 따질 힘도 없다. 어렴풋이 느껴지는 희미한 미래의 나는 결국 무언의 가치를 찾아 승리했을까. 마음 속 깊이 썩어..

지나간 시간 2022.10.18

삶의 우선순위

우선순위 정하기. 무슨 일을 시작하든, 가장 중요한 첫 단계가 바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이는 아주 근본적인 문제에서 시작한다. 물질, 시간의 유한성. 내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며, 내가 소비할 수 있는 자원 역시 한정적이다. 그러니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고민하고, 그 중요도에 따라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이다. 시간배분, 자원배분을 잘 하는 것이 얼마나 일을 효율적으로 끝내냐를 좌우하며, 이는 결국 얼마나 '여가'를 가지게 되냐로 직결된다. 마치 톱니바퀴처럼, 빈틈없이 맞물려가는 것이다. 일과 여가. 일을 쏟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여가시간이 늘어나며, 그 여가시간은 또 다른 자기 발전과 계발의 받침이 된다. 아주 진부한 책 제목 마냥,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

지나간 시간 2022.05.11

성실이 결여된 인간으로 살아도 된다고 말해

무언가 꾸준히 해본 적이 없는 사람, 유일한 성실의 기억이 학창시절 개근했던 것 뿐이라면. 그의 자존감도, 자아효능감도 매우 낮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의 자존과 자아효능은 성취를 통해 학습되며, 성공적인 성취에는 마땅한 노력이 뒤따르고, 성실은 노력의 필수조건이니. 한 때는 노력하지 않는 삶을 꿈꿨다. 한 달에 20일은 술을 마시며 보내던 대학생의 나는 노력하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는 삶이 최고라 여겼으니까. 그 생각이 왜 바뀌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다만, 지금의 나는 미래에 이루고 싶은 것이 아주 많으며, 그 목록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버킷리스트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 꿈꾸듯이 소망하는 버킷리스트 보다는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게으른 인간으로 근 10년을 살아왔으니 이젠 성실한 인간으..

지나간 시간 2022.02.05